인문/책

[짧은감상] 타인의 방을 읽고나서

냐쨩 2021. 2. 23. 01:13

 

 

 

도서명 타인의 방
저자 최인호
작성일 2017.05.21

 

타인의 방을 읽고나서

 

 한 사내가 출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다.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집 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린다. 이웃 주민들이 항의를 하자 그제 서야 키를 꺼내들었다. 이웃주민은 처음 보는 사람이라고 주인공을 도둑으로 의심한다. 이웃마저도 이 주인공의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. 아내가 문을 열어주기를 기다리고, 이웃 주민들로 부터의 의심을 받는 것으로 보아 이 주인공의 사회적 소외감을 느낄 수 있었다. 다소 생소한 소재로 현대인의 사회적 소외감을 나타낸 것이 흥미로웠다.

 집에 들어오고 난 후에 옷을 갈아입고, 밥을 먹고, 씻는 등의 일상적인 휴식을 취했다. 그런데 불을 끄기만 하면 가구들이 자꾸 주인공에게 말을 걸어왔고, 불을 끄면 잠잠했다. 나중에는 말을 걸다가 격해지면서 주위에 가구들로 둘러싸이는 듯 한 느낌을 받는다. 이내 주인공은 석고상처럼 굳어서 소파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. 자신조차도 스스로를 집안의 사물 중 하나로 인식하게 된 것이었다. 사회적으로 불안하고, 소외된 느낌을 가구가 말을 걸어오는 장면으로 표현하면서 더욱더 몰입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것 같다.

 이 소설의 주인공은 가장 확실하다고 믿어온 것들로부터 무너지는 자신의 삶을 발견하고 결국 소외감과 불안감을 느낀다. 그래서 이 소설의 제목을 ‘타인의 방’으로 지은 것이다.

 40년 정도 전의 소설 이지만, 현대에 와서 봐도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소설이었다고 생각한다. 즉, 40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별다른 것 없이 직장인들의 고통은 같다는 것이다. 앞으로 40년이 더 지난 그 시점에는 직장인들의 삶이 더욱더 편안해지길 바란다. 이 책을 ‘공감’하는 날 보다는 하나의 ‘역사’로 인식할 수 있는 시점이 다가왔으면 좋겠다.